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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인 비스코 대표, 매경회장상 수상
◆ 2015 韓·美과학자대회 ◆
"나의 일을 찾은 것이 지금의 [비스코]를 만들었다." 고령이었지만 목소리에는 힘과 자신감이 넘쳤다. 미국에서 벤처기업을 설립해 30년 만에 연매출 5000만달러를 기록한 재미 한인 벤처 1세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뒤 기초과학 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수백만 달러를 모국에 기부하는 사업가. 서병인 비스코 대표이사(78)가 그 주인공이다.
서 대표는 올해 UKC에서 「매일경제회장상」 수상자로 선정돼 UKC를 찾았다. 매일경제회장상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거두고 해외에서 한국과의 과학기술 교류 협력을 통해 한국 과학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한 사람에게 매년 수여하고 있다.
서 대표는 화학을 전공한 이공계 출신이다. 1970~1980년대만 해도 이공계 출신이 창업을 하는 사례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전문성과 한 우물만 파겠다는 집념, 그리고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창업을 선택했다. 성균관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충주 비료공장에서 4년간 일하다 뒤늦게 유학길에 올랐다. UC샌프란시스코 화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1969년 에릭슨에 입사해 치과용 충전제를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서 대표는 "당시 회사가 지분을 갖는 등기이사를 약속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내 회사를 만들고 이끌어 가야겠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1981년 비스코를 설립한 뒤 10년 만에 올 본드라는 치과 재료로 마침내 자신의 꿈을 실현시켰다. 올 본드는 치아는 물론 금속에도 잘 붙는 재료로 획기적 제품이었다. 이를 토대로 비스코는 창업 30년 만에 직원 수 130명, 전 세계 68개국 수출, 매출 5000만달러를 기록하는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서 대표는 "인류의 치아 건강 증진에 기여한 회사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개발(R&D)에 써달라며 모교인 성균관대에 100만달러, 서울대 치대와 경북대에 각각 1억원을 기부했다. 그는 "기초과학은 기업의 뿌리"라며 "기업의 성장은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와 비례한다"고 강조했다.
_ 매일경제 [애틀랜타 = 원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