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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손으로 푸른 휴식 공간을…
나무심는 대학생들성균관대 성균 숲 프로젝트
"취업에 떠밀려 스펙에 매달리며 앞만 보고 무작정 달리다 보면 숲 속에서 파란 하늘을 바라볼 시간도 없겠죠. 우리가 심는 나무들도 우리처럼 언젠가는 완생(完生)이 되겠죠?"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취업에 도움될 것 같지도 않은데 캠퍼스에 숲을 꾸미고자 고군분투하는 학생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팀장인 성균관대 경영학과 10학번 김자현(24)씨 등 5명이 모인 일명 성균 숲 프로젝트팀.
29일 성균관대에 따르면 이들은 작년 10월 학교에 직접 숲을 가꾸기로 의기투합하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들은 관할 종로구청의 조언을 얻어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 캠퍼스 내 와룡공원 인근 경사지면(660㎡)에 내달 중순 매화나무를 심기로 했다. 이들은 이를 위해 홈페이지(treeplanet.wix.com/skkuforest)에서 재학생과 동문 등을 대상으로 2천만원을 목표로 모금을 벌이고 있다.
김자현씨는 최근 연합뉴스와 만나 "숲은 시간이 흐르면서 가치가 줄어드는 다른 재산과 달리 일단 조성하면 나무가 자라면서 그 가치가 점점 커진다"며 "환경에도 이바지하고 학교를 상징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숲을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 등은 조성될 숲에 벤치 등을 비치해 학생들의 녹색 휴식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프로젝트에 힘을 보탠 개인과 단체에 고마움을 표시하려고 나무에 이들의 명패를 걸 예정이다.
그는 "요즘 학생들은 학점 경쟁과 취업 준비 때문에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부족하다"며 "캠퍼스에 생각보다 녹지 공간이 적은데, 숲을 만들면 학생과 지역 주민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쉼터가 되리라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글로벌경영학과 14학번 이승연(20·여), 조세용(19·여)씨 등 팀원과 매주 만나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이승연씨는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든 녹지 공간에서 학생들이 마음의 안식을 찾을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지도 교수인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오단이 교수는 이들의 든든한 후원자다. 오 교수는 이들에게 "어른들이 만드는 변화가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하나하나 일궈내는 부분이 무척이나 중요하다"며 "그저 캠퍼스에 나무를 심는 것에 불과할지 몰라도 큰 관점에서 보면 이것도 엄연한 사회적 운동"이라고 격려했다고 이씨는 전했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5년 이상 학교에 몸담게 되는데, 학창 시절 책상 한편에 이름 석 자를 새겨놓는 것처럼 후배들에게 무언가 남겨 주고 떠나고 싶었어요. 저희와 뜻을 함께하는 학생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_ 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ts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