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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창아, 연말인데 핫팩이라도 껴안고 있어라. 나오면 연락해라. 아낀다.” “진필아, 겨울 진짜 추운데 장갑 잘 끼고 힘내라. 얼른 전역해서 보고 싶구나. 파이팅!”
크리스마스이브인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학교에서는 ‘군인 친구’들의 따뜻한 겨울을 위한 선물이 트럭 한가득 실려 출발했다.
군 복무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만한 최고의 아이템, ‘요술장갑’과 ‘핫팩’이다. 특히 가죽장갑 안에 이중으로 착용해 손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기모 재질 요술장갑은 군인들의 겨울 필수품 중 하나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군인들에게 가장 큰 감동을 주는 건 뭐니 뭐니 해도 손글씨 편지다. 친구들이 손수 적은 쪽지도 함께 날아간다.
2014년 말 성균관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활동을 벌여 군 복무 중인 친구들에게 따뜻한 선물을 전달해 화제다. 전국 각지에서 군 복무 중인 2820명의 동문에게 기모 장갑 1980켤레, 핫팩 700개, ‘우리가 너희를 기다리고 있다’는 내용의 쪽지 600장을 내년 1월 1일까지 모두 전달할 예정이다.
감동 이벤트를 처음 기획한 주인공은 성균관대 학군단 명예위원인 이희용 씨(24). 계기는 올해 전역한 학군단 선배가 ‘학교를 위해 쓰라’며 건네준 50만원이었다. 성균관대 학군단에는 임관한 선배들이 복무기간 동안 매달 1만원씩 모아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전통이 있다.
이씨는 이 장학금을 좀 더 의미 있는 일에 쓰고 싶었다. 그는 “사병으로 복무하는 후배나 친구들이 조금 더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곧바로 50만원을 종잣돈 삼아 학군단 동료, 후배들과 함께 군대 간 친구들에게 선물·편지 보내기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 교수·외국인 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해 지난 9~10일 모금기간 3일 만에 83만1000원이 더 모였다.
선물만큼이나 군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쪽지들도 속속 모였다.
한 중어중문학과 교수는 ‘복학해서도 수업 빠지지 말고 잘 나와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캠페인이 성황리에 진행된 배경에는 SNS가 있었다. 이씨 등이 페이스북에 마련한 ‘군인친구 찾아주세요’ 웹페이지는 조회 수가 1만건을 넘어섰다. 학생들이 각자 아는 사람들을 채워주면서 전체 명단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
_ 매일경제 백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