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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을 공부하게 된 데에 특별한 계기나 거창한 이유가 있지는 않았다. 그저 평범한 이과생들처럼, 부모님의 권유에 따라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막상 대학에 들어와 고등학교 시절에 표면적으로만 배우던 내용을 심도 있게 배우다보니 자연스럽게 전공에 흥미가 생겼다. 더 깊게 공부하고 싶은 분야도 발견했다. 막연히 학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떠난 미국 유학에서 보다 넓은 학문의 세계, 심도 있는 연구에 눈을 떴다. 오늘은 평범한 학생에서 이제는 자신의 분야에서 선구적인 연구를 진행 중인 공학도가 된 김재훈 교수를 만나보았다.
김재훈 교수의 부친인 김순문 옹(翁)께서는 지난달 우리 학교에 김순문 장학기금 10억원을 전달했다. 34년간 경찰관으로 재직하면서 오직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봉사하신 김순문 옹(翁)께서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업에 전념하기 어려운 미래의 과학자들을 돕고, 우리나라 과학 발전에 보탬이 되고자 장학기금을 전달하게 되셨다고 한다. 김재훈 교수를 통해 김순문 옹(翁)께서 기부를 하시게 된 계기와 원동력을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다.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과거의 경험에서 나온 거라고 생각해요. 학창시절 계속 공부를 하고 싶어 하셨으나 경제적인 사정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으셨어요. 미처 다 이루지 못한 학업에 대한 미련이 아버지 가슴 한 켠에 계속 남아있었던 것 같아요. 가끔 찾아뵐 때마다 독학으로도 배움을 지속하시려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거든요. 또 한 가지 이유는 공학의 발전이 결국은 나라의 발전에 직결된다는 소신을 갖고 계셨기 때문이에요. 아버지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해 경제가 발전한다고 생각하셨고, 때문에 과학자들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셨어요. 학업에 계속해서 정진하고 싶은 열의는 있으나 다른 이유 때문에 학업을 중단해야 할 위기에 놓인 학생들, 미래의 과학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하셨습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을 가르칠 때면 ‘안타깝다’라는 생각이 종종 떠오르곤 합니다. 학생들의 훌륭한 자질과 무한한 가능성에 비해 학업에 대한 열의는 다소 저조한 것 같다고 느끼기 때문이에요. 일단 우리학교 공학대학에 입학하고, 무사히 졸업하기만 하면 취직은 될 거라는 막연한 생각에 학문에 좀 더 깊이 파고들고자 하는 열의는 줄어들고, 배움에도 안일해지는 것 같습니다. 수업시간에 조는 학생들도 가끔씩 눈에 띄는 걸 보니 말이죠(웃음). 또한 초반에는 열정으로 공부하려던 학생들도 이러한 분위기에 휩쓸리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물론 대학원에 가면 그 기간 동안은 수입이 없겠지만, 우리학교와 교수들의 넉넉한 지원으로 거의 무료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 있어요. 이런 대학원생들의 활발한 연구를 통해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해 나가는 것이 공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학교 학생들도 학부 공부를 넘어서 대학원에서의 심화된 공부와 연구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좀 더 열정을 갖고 학업에 몰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