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두(58 상학)동문과 조병두 장학생들 代잇는 아름다운 기부
[he-스토리]
독립군 아들이 전파한 장학금 바이러스
조병두
회장, 대학에 27억… 그 돈 받은 졸업생들도 1억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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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착같이 中企 일군 조회장
독립운동 아버지는 6·25 때 전사… 中1때 가장 돼 신문 돌리며 苦學
– 그의 장학생들, 代 잇는 기부
“우리가 받은 만큼 후배들 주자” 200명이 6년간 십시일반 모아

그로부터 63년 후, 조씨는 직원 50명, 연 매출 150억원대 회사의 회장이 됐다. 지난 1980년 조씨가 창업한 포장재 제조사인 [동주]라는 회사다. 조씨는 중학생 때 다짐을 지키기 위해 악착같이 번 돈 3억원을 들고 1999년 모교(母校)인 성균관대를 찾았다. “돈 없어 공부 못 하는 학생들 장학금으로 써주세요.” 그때를 시작으로 조씨는 총 27억원을 성균관대에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조씨의 도움으로 성균관대 학생 250여 명이 장학금을 받고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
지난 20일 조씨는 모교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눈물을 글썽였다. “선생님의 장학금을 받고 공부해 졸업한 학생들이 후배들을 위해 1억원을 모아 내놨다”는 전화였다. 조씨는 “졸업해서 취업한 것만 해도 기특한데 후배들을 위해 한 푼 두 푼 돈을 모아 내놨다니, 역시 기부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하다”며 웃었다.
장학생들의 대(代)를 잇는 기부는 지난 2010년 시작됐다. 조씨 이름으로 장학금이 지급된 지 10년이 되던 해였다. 10주년을 기념해 장학생 200여 명이 한데 모인 자리에서 장학생 대표 김순흥(38)씨가 “우리가 받은 만큼 후배들에게 조금씩 돌려주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장학생들이 즉석에서 동참해 월급의 일부를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이들은 한 달에 적게는 1만원부터 많게는 10만원가량의 돈을 6년간 꾸준히 기부해왔다. 이렇게 모은 1억원의 돈을 장학기금으로 내놓은 것이다.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하고 법무법인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원영일(43)씨는 “대학 졸업반이던 2001년에 장학금 450만원을 받았다”며 “고시생에게 그 돈이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원씨는 지금까지 약 1000만원을 내놓은 최고액 기부자다.
갓 사회생활에 나선 장학생들도 기부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대기업 신입사원 이수현(26)씨는 “첫 월급에서 3만원을 떼서 기부하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며 “대학 시절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내내 도움만 받았는데, 내 힘으로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했다.
조씨는 감사 인사를 하러 찾아오는 학생들에게 꼭 이런 당부를 한다고 했다. “나도 대학 시절 누군가가 준 장학금이 없었다면 졸업을 못 했을 겁니다. 그 도움을 잊지 않아서 지금 이렇게 기부를 하고 있는 거죠. 여러분들도 꼭 이 기부를 이어 나가 주세요.”
_ 20160622
조선일보
이슬비, 김선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