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순환의 가치를 실천하다,성약연구장학재단
나무에서 열매가 나고, 그 열매의 씨앗이 다시 나무가 되어 숲을 이루듯 순환은 더 큰 성장을 위한 과정이다. 내가 한 행동이 다음 세대의 토양이 될 것이라고 믿고 행동하면 선순환이 일어난다.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연구장학재단(이하 성약연구장학재단)은 이런 선순환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하여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2016년 설립된 성약연구장학재단은 세계적 수준의 Global Top10 약학대학 진입을 위해 100억 기금 모금을 목표로 한다. 동문이 주축이 되어 연구장학기금을 조성해 학문 후속세대 양성과 대학 연구력 증진에 힘쓰고 있는 것이 우리 대학 내에서 모범사례가 되었다. 성약연구장학재단은 사회에 진출한 장학생의 재기부를 통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려 노력하고 있다.
성약연구장학재단은 올해부터 장학금을 대폭 늘려 지원할 예정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우수 신입생 유치와 재학생의 안정적 학업 환경 조성, 약학대학 평판도 향상 및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해외 교류 프로그램 마련 등이 있다. 이처럼 성약연구장학재단은 계속해서 자신들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현재 성약연구장학재단은 제3대 이사장인 김수지 대화제약 명예회장과 함께하고 있다. 김수지 이사장은 약학대학 65학번으로, 현재까지 약학관건립기금, 약학대학발전기금, 연구장학기금 등 약학대학의 발전과 후배들을 위해 대화제약 주식 3만 주를 포함하여 총 10억여 원의 기금을 기부하였다. 이에 대한 보답으로 우리 대학은 자연과학캠퍼스 약학관 530250호를 김수지 강의실로 명명하였다.
김수지 이사장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대화제약은 약학대학 65학번 동기생 4인이 공동 창업한 대표적 동문 기업이다. 당시 약국을 운영했던 김수지 이사장은 영업을 맡았다. 네 동문은 1984년 자본금 5천만 원으로 대화제약을 창립한 후 지속적인 성장을 일궈서 중견기업으로 키워냈다.
김수지 이사장을 직접 만나 그의 다음 세대를 위한 노력과 선순환의 가치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늦었지만 이사장으로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소감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65년도에 약학대학에 입학하여 69년도 2월에 졸업했습니다. 졸업 후 3년 6개월 동안 약국을 하다가, 어느 무역 회사의 수입상으로 약 2년간 근무했습니다. 동시에 우리 대학 무역대학원에 재학하며 경제학 석사를 취득했습니다. 이후 이것저것 장사하다가 83년에 친구들과 함께 대화제약을 시작했습니다. 벌써 동업한 지 41년 정도 됐으며, 지금까지도 동업자 관계를 유지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현재는 대화제약의 자회사인 리독스바이오의 대표 이사, 성약연구장학재단의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나이 팔십이 넘으니, 재단 이사장 일을 감당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선배들과 동기들이 해온 뜻을 잘 이어서 해야겠다고 생각하여 맡은 이상 열심히 하려 합니다.
| 성약연구장학재단은 2016년 출범 이후, 약학인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기반이 되어왔습니다. 당시 재단이 설립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사실 약학관이 지어진 게 고작 17년 전인 2008년입니다. 약학관이 지어지기 전, 학교 재단 이사회에 약학관을 새로 지어달라 요청하니 동창회에서 후원해 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이를 위해 동문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약정한 금액을 거의 채웠습니다. 동기들 사이에서 이렇게 시작된 동력을 더욱 유용하게 쓰자는 목소리가 나왔고, 장학 제도를 운영하자는 의견이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당시 약학대학 24대 학장이던 정규혁 교수가 이때 많은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이후 많은 논의를 거쳐 대학원을 중심으로 연구하는 약학대학을 발전시켜 학교의 위상도 높이고, 인재도 육성하는 재단을 설립하자고 결론짓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성약연구장학재단은 100억을 모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설립일로부터 9년이 지난 지금 모금 액수는 50억 정도 되었습니다.
| 3대 이사장으로서 새로운 출발선에 서신 지금, 재단 운영에 대한 철학이나 중점으로 두고 계신 원칙이 있으신가요?
제가 젊었을 적에는 사람들이 어렵게 공부했습니다. 사실 저도 대학 시절 삼성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에 다녔습니다. 당시는 하숙비가 3,500원 하던 시절이었는데, 장학금으로 학비뿐 아니라 매달 천 원씩 더 줬습니다. 이 돈을 용돈 삼아 잘 먹고 지내니 공부하는 게 더 재밌었습니다. 이 경험을 바탕 삼아 저도 후배들에게 공부하기에 더 나은 여건을 만들어주려는 마음입니다. 무언가를 잘하려면 그 일에 대하여 큰 꿈과 소망, 그 속에 욕심을 가지고 꾸준히 해 나가야 합니다. 저는 이런 학생들이 공부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어 그들이 훌륭한 사람이 되고, 학교와 사회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인재가 되도록 돕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자리를 잡은 학생들이 또 손수 나누고 후배들을 위해 기부하는 선순환이 일어나길 바랍니다.
| 그동안 재단이 걸어온 길 중에서 특히 이사장님께 감동을 준 남은 순간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선배 중에 미국에 간 지 50년 가까이 된 분이 계십니다. 12기 이주혁 선배인데, 작년에 갑자기 연락이 와서 그동안 약국을 오래 해 번 돈 $100,000(약 1억 270만 원)를 장학기금으로 보내주셨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기부금이 들어와 놀랐습니다. 그리고 이렇게나 학교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하고 감동했습니다. 옛 속담에 선한 끝은 있어도 악한 끝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선한 의지를 가지고 선한 행동을 하면 주위로부터 도움을 받습니다. 후배들을 위하는 마음이 많은 사람에게 전달된 같아 기쁩니다.
| 장학은 ‘지원’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미래 세대를 키워내는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성약연구장학재단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장학 지원을 하고 있나요?
우선 우수 입학생을 선발해 1학년 학부생 6명에게 2개 학기 동안 1천만 원을 지급하고자 합니다. 아무래도 연구장학재단이다 보니 연구 중심의 대학원생들과 교수님들께 많은 지원을 하고자 합니다. 외국에 나가거나 학회에 참석하는 등 다른 대학과 교류해야 학문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에 돈이 많이 들어가니 많은 지원을 하려 노력 중입니다. 이를 위해 재단의 운영위원회에서 많은 일을 해주고 있습니다. 모두 좋은 분들이기에 믿고 맡기고 있습니다.
| 이사장님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여쭙고 싶습니다. 동기들과 함께 대화제약을 공동 창업하신 일은 약대 동문 사이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창업 당시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약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섯 가지입니다. 약국을 차리거나, 병원에 취직하거나, 연구소에 취직하거나, 유통업에 종사하거나, 제약 회사에 취직 혹은 직접 운영하는 겁니다. 저는 졸업 후 약국과 유통업을 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에 차지 않았고, 약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약 회사를 하는 친구와 약국을 하는 친구를 설득했습니다. 이후 국립보건연구원에 있던 친구를 설득하여 그 친구 아버지께서 하시던 제약 회사를 인수한 후 투자하였고, 83년에 회사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대화제약은 이렇게 문을 열었습니다.
| 동기들과 창업하여 회사를 이처럼 성장시킨 일이 정말 굉장하다고 생각합니다. 놀라운 성과의 비결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동기들과는 약 40년 동안 동업 중입니다. 그동안 저희끼리 의견 상충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잘 이어왔습니다. 비결이라면 자기 의사 표현을 확실히 하고, 의논하고, 문제를 잘 푸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전체 매출액이 자회사를 포함하여 1,500억 정도 되는데, 이에 대해 욕심부리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주식이 상장되면 동업 관계가 해소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그러지 않고 매달 한 번씩 모이며 회사 경영진에게 자문을 주거나, 골프를 치러 가는 등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저는 이 동업 관계가 성공한 동업이고, 바람직한 동업이며, 성공의 비결이라 생각합니다. 아마 친구들도 그렇게 여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 창업을 꿈꾸는 후배 약사나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저는 큰 꿈과 열의를 가지고 꾸준히 한다면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고 믿습니다. 대개 사람들은 여건이 유리하면 즐겁게 하다가 불리해지면 불안해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합니다. 또한, 사람의 가장 큰 장점은 생각하는 능력입니다. 뭘 하면 좋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자기 상태에 대해 잘 파악하고, 내 꿈은 무엇인지 생각하는 겁니다. 저는 스물여섯에 학교를 졸업했지만, 형편상 바로 취직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땡전 한 푼 없는 상태에서 지인에게 50만 원을 빌려 약국을 차렸습니다. 당시 50만 원은 공무원 월급 정도의 돈이었는데, 4개월 만에 다 갚았습니다. 모두 열심히 한 덕이었습니다. 후에 문제가 잘 해결되고, 약국 일을 할 필요가 없어져서 무역 관리학사와 개발 약사로 취직도 하고, 사료 장사도 하며 다양한 생활을 했습니다. 이처럼 꾸준히 하다 보면 능숙해지고, 성공합니다.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안 낍니다. 가만히 그늘에 햇볕도 받고, 물기도 있고, 붙박이로 있으면 이끼가 낍니다. 자신의 상태를 잘 파악하고, 가능의 깊이를 알고, 이 목표에 도달하도록 꾸준히 하면 뭐든지 됩니다.
|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후배들에게 이사장님께서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생명에 대한 존중 의식을 가지고 건강하게 앞으로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겁먹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길 바랍니다.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생각할 줄 알아야 합니다. 자기 일을 고르고, 꾸준히 하여 익숙해지고, 재미를 느끼다 보면 남들에게 능력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될 겁니다. 생명은 순환입니다. 겨울에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던 나무는 봄이 되면 좁쌀만 한 새싹이 돋고, 여름이 되면 무성해집니다. 그리고 다시 겨울이 되면 잎이 떨어져 가며 순환합니다. 인생도 순환입니다. 삶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은 선순환을 일으킵니다. 이런 순환에 잘 적응하며 살길 바랍니다.
설립 10주년을 향해가는 성약연구장학재단은 여전히 약학대학 학생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다음 세대의 도약을 위하여 기꺼이 디딤돌이 된 성약연구장학재단과 이를 딛고 일어설 성균관대학교 학우들의 눈부신 미래를 응원한다.
출처 | 성균웹진 569호 성균웹진 바로가기